2023. 10. 30. 15:50ㆍ전기자료/사고조치사례
물기 침투에 의한 변전실 정전 복구 사례
저녁 6시 45분경, 직장동료에게서 전화한통이 걸려옵니다.
직장이 올 정전이라고 합니다.
그때부터 여기저기서 걸려오기 시작하는 전화로 불날지경이네요.
이날의 변전실 당직자는 여성분이신데, 대략 상황을 들어보니,
한전이 들어오지 않아 올 정전되었는데, 신*은 1500비상발전기 두대가 자동 운전되어 전원공급중이고,
주변전실의 1500비상발전기 두대도 자동운전되어 전원을 공급중이라 합니다.
오, 다행,, 그렇다면, 일단 급한불은 껐으니 그나마 한숨 놓이네요.
교통체증을 뚫고 간신히 직장에 도착해 상황을 살펴보니,
주변전실 인입측 ALTS에 한전측 주선로와 예비선로 전원이 들어오지 않고,
메인VCB는 OCR, OCGR트립, 인커밍VCB는 OCGR트립되어 있네요.
부하측에서 뭔가 단디 사고가 난듯합니다. 착잡하네요..
주변전실엔 당직자가 없어서 늘 불안했는데, 15년된 늙은? 비상발전기가 정전인지하여 자동운전되었고
그리고 15년간 제대로 성공한적없는 병렬운전으로 부하전력까지 공급하고 있으니 놀랍기 짝이 없습니다.
이 발전기는 냉각수누설, 싱크로판넬 내부제어회로 불량 등등으로 제대로 된 병렬운전을 해본적이 없는데,
이래저래 손보고 난후에 테스트해볼기회가 없었는데, 우연찮은 사고로 인해 저절로 기동되어 이리 놀라움을 안겨주다니 참으로 기특합니다.
한전측에서 도착하였습니다.
일단, 비상발전기가 잘 돌고 있으니, 사고의 원인을 파악해 알려주면 그 후에 전원투입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렇죠. 사고원인파악도 안한상태에서 급하다고 전기넣으면 또다시 뻐벙하니까요.
열군데 자변전실측 이상유무부터 확인하기 위해 순찰을 돕니다.
주발전기가 도는데, 2변에서 공급하는 구역이 정전상태라 2변이 의심되어 가보았더니
아니나다를까 2변전실에서 연기가 새어나오고, 부저소리가 들리고,
화재경종까지 들립니다.
문열고 들어가보니, 전기화재로 인한 타는 냄새는 없고, 스팀이 자욱합니다.
확인결과, 지하공동구에서 스팀배관이 누설되어 새어나온 스팀이 지하PIT를 타고 변전실을 때렸네요.
수배전반 문을 열어보니, 판넬내부에 스팀으로 인한 물방울이 가득합니다. (아아 절망스럽습니다)
두세개 판넬이면 어찌해볼만한데,
2변전실은, VCB가 10개, 지팜10개, 400변압기2대, 200변압기 두대, ACB 6개, 저압분기회로 30회로나 됩니다.
물기침투한 판넬은 고압측은 죄다 침투하였고, 저압측 판넬은 그나마 양호한 편입니다.
일단, 원인파악은 되었으니 한전측에 연락해 한전전원투입받아 주변전실과 다른 자변전실을 모두 정상복구하였습니다. 이제 2변전실 복구작업만 하면 되겠군요.
위에다 사고원인을 보고하고, 직영보수팀을 전부 콜하였습니다.
토욜저녁이라 술먹고 뻗은사람, 전화안되는 사람, 나오기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 등등, 제외하고, 10명 정도가 모였습니다. 해당변전실에서 냉동창고와 주오수펌프로 전력을 공급하는데, 한동안 전력공급이 안되니, 냉동창고내 부식은 냉동탑차로 옮겨실으라고 하고, 주오수집수정의 수위를 살펴보니 야간이라 그런지 위험수위는 아니라 다행입니다.
변전실에 대형사고가 터졌으니, 위에서는 살릴수는 있는건지, 언제까지 살릴수 있는지 묻는데, 이걸, 오늘 안으로 제대로 살릴수나 있을지, 장담할수가 없으니 뭐라 답변해야할지 궁색해 집니다. 일단 12시까지 최선을 다해 복구해보겠다고 보고하고 보수팀과 함께 복구계획에 대해 작전을 짰습니다.
밤시간대라 2변전실이 캄캄해서 1변전실에서 공급하는 분전반측에서 케이블을 연결하여 2변전실 전등과 전열회로만을 먼저 살렸습니다.
그리고, 대형선풍기 세대를 설치하여 고압측을 말렸으며,
고압반 선로 방전하고, 비좁고 어두운 내부로 들어가 킨텍스로 내부의 물기를 제거하였습니다.
그렇게 밤 열두시까지 닦고 짜고 닦고 짜고....
밤12시,
일단 대략 마른것 같아서 보수팀 나오라하고 1000V메거로 특고측 메거링해봅니다.
500메거, 500메거,, 오, 우리가 제대로 닦았나 봅니다. 특고측 부스, VCB부스측, 변압기 고압측이 전부 정상입니다.
이제 희망이 보입니다.
이제 차단기와 계전기를 작동시키는 DC110V제어회로측 절연을 체크해봅니다.
다른데는 양호한데, 인입측 VCB 3개반에서 절연이 불량합니다.
AC220V 판넬내부 전등회로, 히터회로 절연을 체크해보니 이 회로도 불량하네요.
이런 제어회로는 사실 죽여도 차단기는 기계적으로 살릴수는 있지만,
안전과 완벽복구를 위해 절연불량한 VCB반앞에 선풍기설치해놓고 3시간을 더 말렸습니다.
말리는 동안, 다들 철수하고 갈사람은 가고 전기팀만 다섯명 남아 복구계획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만일, 저압측 차단기나 간선에 지락이 생기면, 변압기2종 접지선에 지락전류가 측정되니, 차단기 투입할 때, 잘 체크하기로 하였습니다.
새벽2시30분,
DC110V제어회로의 절연을 다시 측정해보니, 말랐는지, 많이 양호해졌습니다.
DC110V 전원투입하고, ACB, VCB작동상태, 차징상태 확인해보니 모든 차단기 별탈없이 잘 작동합니다.
이제 복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새벽3시,
한전측에 복구한다고 알리고 고압측을 먼저 살렸습니다.
절연이 좋으니 당연히 아무 이상없습니다.
저압측 ACB와 저압분기차단기 하나씩 투입할 때, 변압기 2종 접지선에 흐르는 전류를 확인해보니, 0.1A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완전 양호한 건가요??ㅎㅎ
그렇게 변전실복구를 모두 마쳤습니다.
월욜출근해 AC220V제어회로와 전력자동제어시스템도 정상적으로 복구하였습니다.
오랫동안 특고정전사고가 거의 없었는데, 오랫만에 특고압사고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네요.
그래도 참 다행스러운 것은,
비상발전기들이 기가막히게 전부 잘 돌아주었다는 것, 그래서 깝치는 사람없으니,
패닉에 빠지지 않고 차근차근히 복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는 것,
주말야간인데도 여러사람들이 자기일처럼 출동해 주었다는 것,
정전구역이 제일 작은 변전실이라 부담이 작았다는 것,
닦고 말리고 하니 기적적으로 다시 살아나준 것,, 등등,,
여러모로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정전사고 복구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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